조선통금 · 웹툰소설 읽기
1컷. 한양, 통금
통금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한양의 문들이 하나둘 닫혔다.
2컷. 문 밖의 사람들
그 닫힌 문들 밖을 살피는 것이
우리 순라군의 일이었다.
3컷. 세 닢
그날 받은 품삯 세 닢을
허리춤에서 꺼내 보았다.
사흘 전에 묻은 사람을
살아 있다고 베껴 쓴 값이었다.

JOSEON CURFEW

조선통금

1화
사흘 전에 묻은 사람

···

그날 낮 · 군영

4컷. 군영의 낮
이분 돌아가셨습니다.
윤겸 · 순라군
5컷. 배성탁
그럼 부인에게 내라고 해.
배성탁 · 장부를 맡은 군관
6컷. 확인
전에 못 낸 군포가
남았다는 겁니까?
7컷. 새 부과
아니.
이번에 새로 매기는 몫이야.
8컷. 장부
군포는 군역 대신 내는 천이었다.
장 어른은 장부에 아직 살아 있었다.
9컷. 윤겸의 항의
죽은 분을 살아 있다고 두고
또 걷겠다는 겁니까?
이름부터 빼야 하지 않습니까.
10컷. 명령과 돈
장부 고치는 건 네 일이 아니야.
내려온 대로 베껴.
이 종이도 순라 전에 전하고.
11컷. 베껴 쓰다
먹은 매끄럽게 나왔다.
체를 만들어 팔던 장만복 어른의 집.
사흘 전 장례를 치르고,
지금은 아내 오덕임 아주머니만 남아 있었다.
12컷. 장만복의 집
아주머니…….
13컷. 오덕임
왔구나. 밥은 먹었니?
오덕임 · 장만복의 아내
14컷. 종이의 목적
관아에서 보냈습니다.
장 어른 이름으로
군포를 내라고…….
15컷. 신고
죽었다는 신고를 했는데도?
어제는 관 짠 사람까지
데려갔는데.
16컷. 빈 약속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17컷. 누구에게
누구한테?
떠오르는 얼굴은,
아까 내 말을 자른 배 군관 하나였다.
18컷. 고백
장부에 살아 있다고
제가 옮겨 적었습니다.
틀린 줄 알면서요.
이 종이까지…….
19컷. 종이를 받는 손
20컷. 들은 뒤의 반응
살아 있다고?
21컷. 어깨
관 메고 갔을 때 네 어깨도 봤다.
빨갛게 눌렸더라.
그 어깨로 살아 있다고 쓰러 갔니.
22컷. 직접 말할 일
내일은 같이 가겠습니다.
제가 그 장부를 베꼈다고
거기서 직접 말하겠습니다.
23컷. 잠은 나중에
순라 끝나면 자야 할 거 아니냐.
좀 늦게 자겠습니다.
24컷. 남은 물건
그럼 저 체나 안으로 들여다오.
비 맞으면 남은 것도 못 판다.
25컷. 손으로 돕다
장만복 어른이 팔던 대나무 체를
마당 안쪽 처마 밑으로 옮겼다.
체를 들여놓고 문밖으로 나오는데,
새로 붙인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26컷. 새 문배
새로 붙이셨네요.
초상집에 덧대는 문배.
죽은 이인 척 찾아오는 것을
막는다고 했다.
27컷. 믿을 만한 보호
낮에 와서 바꿔 줬다.
초상집은 관에서 살펴준다면서.
28컷. 마지막 인사
해 지기 전에 닫으십시오.
29컷. 닫는 사람
안다.
너도 밖에 오래 있지 말고.
30컷. 관아의 모순
초상집인 줄은 알면서……
왜 장부에는
살아 있다고 남겨 두는 거지?
31컷. 순라 전에
초소에서
석주 형을 만났다.
임석주 · 윤겸의 순라 동료
32컷. 낮의 생업
형은 낮에 짚신을 고쳐 팔았다.
오늘도 일감을 들고 나온 모양이었다.
33컷. 풀린 짚신
툭
34컷. 석주
윤겸아. 네 신부터 봐라.
엄지발가락이 벌써 나왔는데?
35컷. 발가락
아침까진
멀쩡했는데…….
36컷. 짚신값
이거 신어.
손봐 둔 거야.
37컷. 신값
신값은 얼마입니까?
형은 남은 짚신 한 켤레를 허리에 걸었다.
38컷. 국밥 한 그릇
내일 국밥 한 그릇 사.
고기 든 걸로.
39컷. 기다리는 사람
신값보다 국밥값이
더 들겠는데.
40컷. 고마움
……감사합니다.
41컷. 등불 준비
등불을 챙겨,
밤길로 나섰다.
42컷. 큰길
큰길을 돌던 중이었다.
43컷. 길손
아이들 재울 방을 찾는데……
문 연 집이 없네요.
44컷. 묵을 곳
저 주막은 순라가 데려가면
늦은 길손도 받아 준다.
45컷. 주막으로
이쪽입니다.
주막까지 같이 가시지요.
46컷. 순찰을 나누다
전 골목 안쪽 끝집 문만
보고 오겠습니다.
47컷. 분담의 답
여긴 내가 맡을 테니,
금방 다녀와.
48컷. 안으로 드는 길손
형이 길손들을 안으로 들이는 사이,
나는 골목으로 향했다.
49컷. 골목 입구
아주머니 혼자 계시니……
문 잠그셨는지만 보고 오자.
50컷. 꺾이는 골목
입구에서 한 번 꺾고,
담을 따라 더 들어갔다.
51컷. 안쪽까지
담을 따라 더 들어가자,
끝집 대문이 보였다.
52컷. 익숙한 등
대문 앞에 누군가 서 있었다.
체 짐에 기울던 오른쪽 어깨가
낯이 익었다.
53컷. 익숙함
장 어른……?
사흘 전
54컷. 사흘 전
그 어른의 관을
나도 함께 멨다. 사흘 전에.
55컷. 세 번
똑 똑 똑
장 어른은 늘 세 번 두드리고 기다렸다.
56컷. 노크를 알아듣다
57컷. 마당을 건너는 발소리
대문 안쪽에서
발소리가 다가왔다.
58컷. 발이 없는 자리
옷자락 아래에는
발이 없었다.
59컷. 자갈 소리
자박
60컷. 돌아보는 얼굴
얼굴도 없었다.
도망쳐야 하는데……
다리가 움직이질 않는다.
61컷. 움직이지 않는 다리
62컷. 문 안의 목소리
……당신이오?
63컷. 넘지 못하는 선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리자,
그것이 다시 대문으로 고개를 돌렸다.
64컷. 나오시면 안 된다
그 문 너머에
아주머니가 있었다.
아까 그 문배가 있으니……
문만 안 열면 막아 줄 거야.
65컷. 닫힌 문
아주머니, 겸입니다!
문 열지 마십시오!
66컷. 목소리를 찾다
67컷. 호각
삐이익—
응? 이 호각 소리는……?
68컷. 호각을 듣다
69컷. 응답
윤겸아!
70컷. 다가오는 것
대문 앞에 서 있던 것이,
그제야 내 쪽으로 움직였다.
71컷. 미끄러진 발
물러선 발이
자갈 위에서 미끄러졌다.
72컷. 담에 부딪친 어깨
어깨가
돌담에 부딪쳤다.
73컷. 방망이를 뽑다
몸을 돌려
방망이를 뽑았다.
불빛에 약하댔지.
가까이 못 오게 막으면…….
74컷. 배운 대로
75컷. 흐려지는 손끝
76컷. 등불로 막다
등 아래 그늘로,
검은 손이 꺾여 들어왔다.
77컷. 빛의 옆으로
떨어져!
78컷. 버티지 못하고
79컷. 손을 통과하는 방망이
휙
80컷. 헛친 방망이
탁!
방망이가……
그냥 지나갔다.
81컷. 지나갔다
82컷. 가슴에 닿다
83컷. 숨이 막히다
차갑다는 생각보다
숨이 먼저 막혔다.
84컷. 넘어진 등불
달칵
겸아! 내가 간다!
85컷. 다가오는 응답
86컷. 꺾이는 무릎
버티려던 무릎마저
힘없이 꺾였다.
87컷. 잡히지 않는 손
잡히질……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