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린 상가 월세를 일부 갚아 잔액을 줄였다. 이제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으니 다시 장사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까? 현재 통장 잔액을 마련하는 문제와 계약을 더 이어갈 수 있는 문제는 같은 답을 주지 않는다. 임차인은 마지막 미납액만 보여 주고, 임대인은 예전에 가장 많이 밀렸던 시점을 꺼내 들 수 있다. 같은 입금 내역을 보면서도 결론이 갈리는 이유다.
대법원 2021년 5월 13일 선고 2020다255429 판결은 이 차이를 보여 준다. 과거에 월세가 세 기분에 이르도록 밀렸던 점포에서 일부 지급이 있었지만, 계약갱신 거절 사유는 사라지지 않았다. 여기서 차임은 임대료를 뜻하고, 기는 약정한 지급 주기를 말한다. 이 글은 상가의 갱신 문제를 다룬다. 주택 임대차나 모든 종류의 계약 해지에 같은 결론을 옮기는 글은 아니다.
일부를 갚은 날과 계약이 끝난 날은 달랐다
판결에 적힌 사실관계에서 임차인은 2017년 9월 8일 연체차임 일부를 지급했다. 그 지급 전까지 세 달분의 월세가 연체돼 있었다. 임대인들은 이 이력을 이유로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했고, 원심은 약정한 기간의 마지막 날인 2018년 8월 31일 임대차가 종료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부분 판단을 유지하며 상고를 기각했다. 상고는 하급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중요한 것은 지급과 종료 사이에 시간이 있다는 점이다. 9월에 돈이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 다음 해 만료 때의 갱신 문제가 정리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이 사건을 전액을 갚았는데 곧바로 쫓겨난 사례로 소개해서도 안 된다. 공개 판결은 일부 지급이라고 적고 있다. 실제 점포를 넘겨주는 인도가 언제 끝났는지, 이후 당사자가 따로 합의했는지까지 확인한 자료도 아니다.
이 사건의 월세 총액이나 점포의 구체적인 호수는 여기서 채워 넣지 않는다. 독자가 가져갈 것은 특정 점포의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 순서다. 지급기일, 연체액이 세 기분에 도달한 때, 일부 지급일, 갱신 요구와 거절의 통지, 약정 만료일을 한 줄에 놓아야 한다. 최근 입금 문자 한 장만으로 이 순서를 대신할 수는 없다.

같은 연체라도, 갱신 거절과 해지는 다른 질문이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 제1항 제1호는 갱신 거절 사유에 과거의 연체 사실을 포함한다. 대법원은 임대차기간 중 세 기분에 달하는 연체가 있었다면,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는 바로 그때에도 같은 금액이 밀려 있어야만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계약관계를 연장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신뢰의 문제를 함께 본 것이다.
반면 계약을 기간 중에 끝내려는 해지는 제10조의8의 별도 요건을 본다. 이 조문은 연체액이 세 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때를 정한다. 같은 세 기라는 숫자가 보인다고 두 청구를 하나로 합쳐 읽으면 안 된다. 갱신 거절이 가능한지 검토한 결론만으로 지금 즉시 해지됐다고 정리하거나, 일부 입금 뒤에는 모든 해지 문제가 없어졌다고 단정하는 것도 곤란하다.
따라서 상담을 맡길 때 첫 질문부터 분리한다. 계약 만료 후 연장을 요구하는 상황인지, 아직 기간이 남았는데 종료시키려는 상황인지, 이미 어떤 통지가 언제 도달했는지를 밝힌다. 이 글은 해지권 행사와 그 후 지급의 모든 경우를 판단하는 도구가 아니다. 청구 목적을 적지 않은 채 세 번 밀렸으니 끝이라는 말만 전달하면 필요한 법률 검토를 놓칠 수 있다.

세 번 늦은 것과 세 기분이 쌓인 것은 다르다
월 차임이 200만원으로 일정하고 다른 비용은 섞이지 않는 가상 장부를 보자. 첫 납기 뒤 미납액이 200만원, 두 번째 납기 뒤 400만원, 세 번째 납기 뒤 600만원이 됐다. 그다음 400만원을 납부하면 현재 남은 금액은 200만원이다. 계산은 200만원×3기=600만원, 600만원−400만원=200만원이다. 실제 사건의 월세나 변제액을 재현한 숫자는 아니다.
이 장부에서 현재 미납액 한 칸만 출력하면 200만원으로 보이지만, 과거에는 세 기분인 600만원에 도달했다. 갱신 검토에서 빠뜨리면 안 되는 것이 그 시점의 기록이다. 반대로 월세 납부가 세 차례 늦었더라도 매번 다음 월세가 쌓이기 전에 전액을 지급했다면, 세 번이라는 횟수만으로 세 기분의 연체액이 있었다고 계산할 수는 없다.
이 차이를 확인하려면 연말 합계가 아니라 돈이 발생하고 지급된 순서를 복원해야 한다. 월별 차임이 바뀐 계약, 선납과 부분납부가 섞인 계약, 어느 월분을 갚았는지 다투는 계약은 위 가상 계산처럼 단순하지 않다. 연체가 연속됐는지라는 말만 붙잡기보다, 각 시점에 지급해야 할 차임과 남은 금액을 근거 자료로 대조하는 편이 정확하다.

통장에 들어온 돈을 어느 월분에 붙일 것인가
입금 내역에는 400만원이라고 찍혀 있어도 장부에는 서로 다른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 밀린 월세 두 달분인지, 당월 월세와 관리비인지, 다른 거래의 정산금인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계약서의 지급 조건과 입금 메모, 당시 주고받은 대화, 발급한 영수증을 함께 보자. 입금자가 임차인과 다르다면 누구의 어떤 채무를 지급한 것인지도 설명 자료가 필요하다.
관리비·부가가치세·지연이자 등을 합친 총미수금을 법에서 말하는 차임연체액과 바로 같은 숫자로 두지 않는다. 각각의 약정과 채무 성격, 어떤 항목을 산입할지에 대한 검토를 분리한다. 충당은 지급액을 어떤 채무를 갚는 데 배정하는 것을 말한다. 여러 달분 중 어디에 지급액을 충당했는지도 계약과 의사표시, 적용 법리에 맞춰 살펴야 한다. 관리자가 편한 대로 오래된 월분에 붙여 놓았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계산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감액이나 납기 유예를 합의했다면 원래 계약만 읽는 것도 부족하다. 변경한 금액과 적용 월, 새 지급일, 이미 밀린 돈을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는지를 함께 보관한다. 미납 잔액표 옆에 변경 합의의 원문을 연결하면, 원래 납기와 바뀐 납기를 혼동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다툼이 생긴 뒤에는 장부를 조용히 덮어쓰기보다 수정 전후와 근거를 남기는 방식이 유용하다.
오래된 장부에는 당시의 예외 규정도 붙여야 한다
이번 판결의 연체 사실은 2017년에 있었지만, 지금 오래된 상가 장부를 검토한다면 다른 시기의 특례가 섞였는지 살펴야 한다. 현행법 제10조의9는 코로나19 시기의 일정 기간 연체차임을 갱신 거절과 해지 등에서 정한 연체액으로 보지 않는 임시 특례를 둔다. 법무부 안내는 그 기간을 2020년 9월 29일부터 2021년 3월 28일까지로 설명한다.
이것은 그 기간 월세를 내지 않아도 채무 자체가 없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조문은 연체차임에 대한 임대인의 그 밖의 권리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구분한다. 예전 장부에 그 기간의 금액이 들어 있다면 청구할 돈의 합계와 갱신 거절 사유를 판단할 연체액을 따로 검토해야 한다. 특례기간의 금액과 다른 기간의 지급·충당이 얽혔다면 전문가에게 원장을 통째로 보여 주는 것이 낫다.
상가의 보증금 기준액을 넘으니 이런 규정은 전혀 관계없다는 결론도 주의한다. 현행 제2조 제3항은 제10조 제1항 등과 제10조의8·제10조의9가 포함된 규정들을 기준액 초과 임대차에도 적용하도록 한다. 다만 상가인지, 어떤 조항의 어느 부분을 묻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다른 조항의 자동갱신이나 주택 규정까지 모두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고 넓혀 쓰지는 않는다.
미납액을 줄이는 돈과 다음 점포를 마련할 돈
임차인에게는 밀린 돈을 마련하는 것과 영업을 계속할 장소를 확보하는 것이 동시에 문제다. 일부를 지급하면 미납 채무는 줄어들 수 있지만, 그 입금만으로 갱신이 보장된다는 전제 아래 이전 준비를 멈추면 현금 계획이 어긋날 수 있다. 당사자가 연장에 합의했다면 기간과 금액, 과거 연체 처리 내용이 무엇인지 문서로 맞춰 두는 편이 분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새 점포 보증금 3,000만원, 이사비 300만원, 두 점포에서 겹치는 월세 200만원을 가정하면 기존 보증금을 받기 전 준비해야 할 현금은 3,500만원이다. 3,000+300+200=3,500만원이라는 단순 예시다. 보증금은 이사비와 같은 소모성 비용으로 합쳐 손실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반환 시점과 추가 공사·휴업 비용에 따라 필요한 현금은 달라진다.
임대인도 미수금 회수, 계약 종료와 인도, 그다음 임차인의 입주 일정을 구별해 계획해야 한다. 판결에서 갱신 거절 사유가 인정됐다는 사실이 실제 점포 인도일이나 회수 완료일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임차인과 날짜를 정할 때 기존 점유와 반환 정산의 진행 상태를 따로 확인해야, 장부상 종료일을 실제 사용 가능한 날로 오해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저장할 도구: 월별 차임·입금·통지 대조 메모
계약별로 한 장을 만들고 첫 줄에 점포 표시, 계약기간, 월 차임, 약정 지급일과 변경 약정의 유무를 적는다. 그 아래는 날짜 순서로 납기 발생과 입금을 각각 한 줄씩 넣는다. 기록할 칸은 일자 / 대상 월분 / 차임 발생액 / 실제 입금액 / 충당 내용 / 계산 후 미납액 / 근거 문서 / 확인일이다. 입금만 정리하는 표와 달리 돈을 낼 의무가 생긴 날도 남기는 구성이다.
위 가상 예시를 적으면 첫째 납기 200만원, 둘째 납기 400만원, 셋째 납기 600만원, 이후 400만원 입금 뒤 200만원의 잔액이 차례로 나타난다. 별도 칸에는 현재 미납액과 기간 중 가장 컸던 미납액을 나누어 쓴다. 두 숫자가 다르면 오류라고 지우지 말고, 어떤 날 무슨 지급으로 차이가 생겼는지 설명을 붙인다. 이 숫자는 법적 결론을 자동으로 내리는 판정값이 아니다.
끝부분에는 갱신 요구 발송일·도달 확인 자료, 거절 통지의 내용·도달일, 만료일을 적는다.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통상적인 법정 기간은 만료 전 6개월부터 1개월 전 사이이지만, 기간 준수와 거절 사유의 유무는 별개 문제다. 언제 누구에게 무엇을 보냈는지를 원문과 함께 보관하고, 계약기간 전체와 갱신 이력도 상담 자료에 포함하자.
자료를 어디서 받아, 누구에게 무엇을 물을까
임대차계약서와 변경 합의는 각 당사자가 보관한 원본을 대조하고, 실제 송금은 해당 금융기관의 이체확인증이나 거래내역으로 맞춘다. 납부 요청과 지급 대상 월분이 드러나는 문자·대화, 영수증도 당시 순서로 모은다. 상대방에게 보낼 자료에는 필요한 거래만 담고, 상담에 불필요한 계좌 거래나 다른 임차인의 개인정보를 섞지 않는 것이 좋다. 거래내역을 내려받은 날과 장부 작성일도 구별한다. 상대방이 주장하는 입금이 아직 확인되지 않으면 확인된 입금액과 같은 칸에 합산하지 말고 별도의 차이 메모로 둔다. 확인이 끝난 뒤에는 대조한 증빙을 표시해 다음 검토자가 같은 내역을 다시 찾을 수 있게 한다.
상가 소재지를 관할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는 갱신과 연체액 산정의 다툼이 접수 대상인지, 현재 절차와 필요한 증빙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안내는 임대차계약서, 등기사항증명서, 건축물대장 등과 추가 입증자료를 안내한다. 계약 당사자와 신청 자격에 따라 준비 서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소재지와 분쟁 내용을 먼저 설명하고 접수처의 안내를 받는다.
상담 질문은 구체적으로 적는다. 이 장부에서 세 기분에 이른 시점은 언제인지, 특례기간이나 변경 합의로 다시 계산할 부분은 무엇인지, 지금 다투는 것이 갱신인지 해지인지부터 묻는다. 모두의임대는 공개 화면상 월세·관리비 청구와 부분 입금, 남은 금액을 기록하도록 안내한다. 원자료를 정리하는 데 활용하되 과거 연체의 법적 효과를 자동 판단하거나 갱신·회수를 보장하는 기능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확인 자료
판결과 현행 조문·공개 서비스 화면 확인: 2026년11월5일. 판결에 없는 월세·주소·실제 인도 완료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본문 금액 예시는 가정 계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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