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날에는 전기·수도 요금도 맞추고, 열쇠도 넘기고, 보증금 입금도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다 관리비 정산서에 찍힌 작은 항목 하나를 놓치기 쉽습니다. ‘장기수선충당금’입니다. 관리비를 냈으니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세입자가 집주인 대신 낸 돈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지막 달 관리비를 통째로 돌려받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항목을, 어느 기간에, 누가 실제로 냈는지 구분해야 합니다. 이 글은 공동주택관리법상 장기수선충당금을 세입자가 대신 납부한 일반적인 경우를 기준으로, 고지서를 확인하는 순서부터 정산 요청 문안까지 정리합니다.
1. 관리비에 함께 찍혀도, 원래 소유자가 모으는 돈입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의 주요 시설을 장래에 교체하거나 보수하기 위해 적립하는 돈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0조제1항은 관리주체가 이 돈을 해당 주택의 소유자로부터 거두어 적립하도록 정합니다. 세입자가 관리비 고지서로 함께 납부했다는 사실과, 최종적으로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제8항은 사용자가 대신 납부한 경우 소유자가 그 금액을 반환하도록 정합니다. 같은 조 제9항에 따라 관리주체는 사용자가 납부 확인을 요구하면 지체 없이 확인서를 발급해야 합니다. ‘무슨 돈인지 확인하기 → 내가 낸 금액 증명하기 → 소유자에게 정산 요청하기’가 기본 순서입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도 임차인이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은 임대차 종료 때 소유자에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관리사무소가 적립한 돈을 세입자의 개인 통장으로 직접 빼주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관리사무소는 납부 내역을 확인하는 곳이고, 대납금의 반환은 소유자와 정산할 사안입니다.
근거 · 공동주택관리법 제29·30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3·31조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장기수선충당금의 반환 청구

2. ‘수선’이라는 단어만 보고 합산하지 마세요
관리비 고지서에는 장기수선충당금과 수선유지비가 따로 적힐 수 있습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주요 시설의 장래 교체·보수를 위한 적립금이고, 수선유지비는 공용 시설의 유지·보수 등에 쓰이는 관리비 항목입니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이사 때 같은 방법으로 돌려받는 돈은 아닙니다.
먼저 고지서의 항목명을 그대로 옮겨 적으세요. 장기수선충당금, 수선유지비, 승강기유지비, 관리비예치금 등을 한꺼번에 ‘수리비’라고 묶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전기료나 청소비까지 합친 관리비 총액을 반환 요청액으로 적으면 실제 대납금과 차이가 벌어집니다.
항목명이 ‘특별수선금’이나 ‘시설충당금’처럼 다르게 적혀 있다면 관리사무소에 부과 근거와 적립 계정을 물어보세요. 고지서에 비슷한 단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글의 반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을 위한 돈인지, 어떤 법과 관리규약에 따라 걷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근거 · 공동주택관리법 제29·30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3·31조

3. 마지막 달 금액에 거주 개월 수를 곱하면 틀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장기수선충당금을 첫 12개월 동안 매달 2만 원, 다음 18개월 동안 매달 2만8천 원씩 실제 납부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대납 합계는 24만 원과 50만4천 원을 더한 74만4천 원입니다. 이미 10만 원을 돌려받았다면 남은 요청액은 64만4천 원입니다. 설명을 위한 가상 계산이며 실제 아파트의 평균 요금이나 환급 보장액이 아닙니다.
마지막 달 금액인 2만8천 원에 30개월을 곱하면 84만 원이 됩니다. 같은 거주 기간이어도 실제 합계보다 9만6천 원 많습니다. 중간에 부과액이 바뀌었거나, 입주·퇴거 월의 정산 방식이 다르거나, 집주인이 일부를 이미 돌려줬다면 단순 곱셈으로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월별 부과액과 납부액도 구분하세요. 고지됐지만 아직 내지 않은 돈은 ‘대신 납부한 금액’과 같지 않습니다. 반대로 지난달 미납분을 이번 달에 한꺼번에 냈다면 납부일만 보고 한 달치로 잘못 셀 수 있습니다. 납부확인서의 대상 기간, 월별 금액, 미납·환급·정정 여부를 대조하는 이유입니다.
확인서 합계와 계좌 이체 총액이 다르다고 바로 오류라고 판단하지 마세요. 이체 내역에는 전기·수도·청소비 등 여러 항목이 함께 들어갑니다. 항목별 납부 내역이 있는 확인서를 기준으로 삼고, 차이가 나는 달만 고지서와 이체 증빙을 붙여 확인하면 정산이 훨씬 간단해집니다.
거주 기간과 고지 기간이 정확히 맞는지도 보세요. 월 중간에 입주했다면 그달 고지서 전액을 내가 냈는지, 전 세입자나 소유자와 나눠 정산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퇴거 월도 마찬가지입니다. 달력에 산 날짜만 세기보다 실제 납부 내역과 입·퇴거 정산서를 함께 보는 것이 중복 계산을 막는 방법입니다.
근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3·31조

4. 실제 판결에서도, 대납금은 따로 계산했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년 6월 27일 선고 2022가단133872 건물인도 사건에는 임차인이 납부한 장기수선충당금 31만8,590원이 등장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임대인이 그 돈을 공제하는 것을 인정했고, 법원도 차임 상당 금액에서 이를 뺀 잔액을 계산했습니다.
이 사례에서 챙길 것은 복잡한 소송 계산이 아닙니다. 월세나 다른 정산 문제가 있더라도 장기수선충당금의 납부 금액을 별도 항목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임대인의 공제 인정이라는 사건의 전제를 빼고, ‘세입자가 원하는 금액을 월세에서 바로 빼도 된다’고 읽어서는 안 됩니다. 실제 반환·공제는 당사자의 합의나 구체적인 법률관계에 따라 처리해야 합니다.
근거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6.27. 선고 2022가단133872
5. 관리사무소에는 ‘납부확인서’를 요청하세요
이사 일정이 정해지면 관리사무소나 해당 건물 관리주체에 먼저 연락하세요. ‘관리비 완납 여부를 확인하고 싶다’는 요청과 ‘장기수선충당금 대납액을 확인하고 싶다’는 요청을 따로 말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관리비 전체가 정산됐다는 영수증만으로 장기수선충당금의 기간별 합계를 알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요청해 보세요. ‘제가 실제 납부한 기간의 장기수선충당금 납부확인서를 받고 싶습니다. 입주일과 퇴거 예정일은 각각 ○○입니다. 월별 납부액과 합계, 미납이나 정정 내역이 있으면 함께 확인해 주세요.’ 필요한 세대 확인이나 본인 확인 방법은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면 됩니다.
확인서에서는 동·호수, 대상 기간, 항목명, 납부 합계, 발급 주체를 대조하세요. 세입자 이름과 고지 명의가 다르거나 가족 명의 계좌에서 납부한 경우에는 실제 납부 사실을 어떻게 보완할지 물어보세요. 퇴거 월 관리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먼저 확정된 금액과 나중에 정산할 부분을 나누어 적어두면 됩니다.
준비할 자료는 임대차계약서, 장기수선충당금 납부확인서, 필요한 달의 관리비 고지서와 납부 증빙, 이미 반환받은 돈의 내역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통장 거래를 상대방에게 보낼 필요는 없습니다. 관련 항목을 찾기 쉽게 정리하고, 공유할 사본에서는 불필요한 계좌 잔액이나 다른 거래 정보가 보이지 않도록 하세요.
확인서와 기억한 금액이 다르면 ‘어느 달부터 차이가 나는지, 해당 월이 부과월인지 납부월인지, 정정분이 어느 줄에 반영됐는지’를 물어보세요. 관리사무소의 설명을 메모하고 수정된 내역을 받으면 됩니다. 영수증이 없다는 이유로 임의의 평균 금액을 넣거나, 이웃 세대의 요금으로 빈 달을 채우지는 마세요.
근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3·31조

6. 집주인에게는 금액·근거·정산 방법을 한 번에 보내세요
소유자에게는 ‘장기수선충당금 돌려주세요’ 한 줄보다 대상 기간과 확인서 합계를 함께 보내는 편이 좋습니다. 계약상 임대인과 소유자 관계가 일반적인 임대차와 다르다면 누구에게 정산을 요구해야 하는지부터 확인하세요. 관리사무소가 곧 반환 책임자라는 뜻은 아닙니다.
복사해 쓸 문안입니다. ‘퇴거 정산을 위해 장기수선충당금 내역을 확인했습니다. ○년 ○월부터 ○년 ○월까지 실제 납부한 금액은 확인서 기준 ○원이며, 이미 반환받은 ○원을 제외하면 ○원입니다. 납부확인서를 첨부하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보증금 정산에 합산할지, 별도 이체할지와 정산일을 함께 정하면 좋겠습니다.’
보증금 반환액에 포함해 받기로 했다면 정산서에 장기수선충당금 금액을 별도 줄로 남기세요. 별도 이체라면 이체 내역과 요청 문안을 같이 보관하면 됩니다. 구두로 ‘다 포함해서 드렸어요’라고 끝내면 나중에 중복 청구인지 누락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서로 확인한 금액과 실제 받은 금액이 맞는지 마지막으로 대조하세요.
집주인도 같은 확인서를 보며 세 가지를 맞추면 됩니다. 이번 세입자가 실제 대납한 기간인지, 월세나 관리비에 포함해 이미 보전한 금액은 없는지, 최종 정산에서 두 번 더해지지 않았는지입니다. 갱신 계약을 이어가면서 중간 정산을 했다면 그때의 기간과 금액을 적어두세요. 다음 퇴거 때 처음부터 다시 계산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근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3·31조
7. 계약서 특약과 집 종류가 다르면, 한 번 더 확인합니다
계약서에 ‘관리비는 임차인이 낸다’는 말이 있는지, 장기수선충당금의 최종 부담을 따로 정한 문구가 있는지 구분해 읽으세요. 반환하지 않는다는 특약 등이 있다면 정확한 문구와 계약 경위를 가지고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만 보고 그런 특약이 언제나 유효하거나 언제나 무효라고 결론낼 수는 없습니다.
사는 동안 집주인이 바뀌었거나, 월세에 관리비를 포함해 냈거나, 앞선 계약의 정산 여부가 불분명하다면 납부 기간과 이미 정산된 구간을 먼저 나누세요. 실제로 누가 어떤 돈을 부담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주 기간 전체를 일괄 청구하면 같은 금액을 두 번 세거나 상대방을 잘못 특정할 수 있습니다.
오피스텔·상가·소규모 건물에서 비슷한 명칭의 적립금을 냈다고 해서 모두 동일한 공동주택관리법 규정의 적용 대상은 아닙니다. 관리주체에 적용 법령과 관리규약, 적립금의 성격을 물어보세요. 공공·민간 임대주택의 특별수선충당금도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같은 절차라고 단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근거 · 공동주택관리법 제29·30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3·31조

8. 막히는 지점에 따라, 물어볼 곳도 다릅니다
얼마를 냈는지가 문제라면 관리사무소에 월별 대장과 확인서의 차이를 먼저 물어보세요. 어떤 항목을 어떤 근거로 부과했는지가 문제라면 관할 시·군·구의 공동주택 관리 담당 부서나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 문의할 수 있습니다. 부서 이름은 지역별로 다르니 ‘장기수선충당금 부과·관리 상담’이라고 설명하면 담당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LH 공식 안내에 따르면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는 관리비·장기수선충당금 부과와 사용 절차 등을 상담하며, 전화는 1600-7004입니다. 평일 9~18시, 12~13시는 제외한다고 안내돼 있습니다. 이 상담 창구가 집주인 대신 돈을 송금하거나 개별 반환 분쟁의 결과를 확정하는 기관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납부액은 확인됐는데 소유자와 반환 합의가 안 된다면 임대차계약서와 확인서, 요청·답변 기록을 모아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에 관할과 대상 여부를 문의하세요. 관리비 부과 상담과 임대차 당사자 사이의 금전 분쟁을 구분해 설명하면 같은 내용을 여러 창구에 반복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근거 · LH 공동주택관리지원 상담 ·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상가건물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9. 이사 전, 이 다섯 줄만 저장해 두세요
확인표는 복잡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래 항목을 채워 소유자와 같은 숫자를 보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계산이 맞더라도 실제 입금이나 보증금 정산서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아직 정산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 항목: 고지서의 정확한 이름은 무엇이며, 장기수선충당금 대납액이 맞나요?
- 기간: 실제 납부한 시작·종료 월과 월별 금액을 확인했나요?
- 증빙: 관리주체 발급 납부확인서와 필요한 납부 기록을 확보했나요?
- 차감: 이미 반환받았거나 과거 계약에서 정산된 금액을 제외했나요?
- 마무리: 반환 상대방·방법·일정을 확인하고 실제 받은 금액까지 대조했나요?
휴대폰 메모에는 ‘대상 기간 / 확인서 합계 / 이미 받은 돈 / 이번 요청액 / 정산일 / 실제 수령액’ 여섯 칸을 만들어 두면 편합니다. 첨부한 확인서와 정산서의 파일 이름에도 기간을 넣어두세요. 임대차가 끝난 뒤 앱 이용이 어려워지거나 고지서가 흩어질 수 있으니, 필요한 자료는 정산 과정에서 자기 보관용으로 받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오늘 관리비 고지서에서 장기수선충당금이라는 항목을 찾아보세요. 금액이 보이면 마지막 달 요금에 거주 개월 수부터 곱하기보다, 내가 실제 낸 기간의 납부확인서를 요청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이사비를 줄이려 할인만 찾는 것만큼, 이미 대신 낸 돈을 빠짐없이 정산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근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3·31조
확인 자료
2026년 10월 24일 현행 법령과 공식 안내를 확인했습니다. 가상 계산은 이해를 돕는 예시이며, 판결 사례는 그 사건의 사실관계와 임대인의 공제 인정 범위에 한정해 소개합니다. 개별 계약·납부 내역이 다른 경우에는 확인 결과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 공동주택관리법 제29·30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3·31조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장기수선충당금의 반환 청구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6.27. 선고 2022가단133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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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법률구조공단 주택·상가건물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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